美 이란 제재 부활 후폭풍, 국내 플랜트업계 타격

– 美 對이란 제재 복원에 따른 이란 투자 위축, 국내 기업들이 수주한 플랜트 프로젝트 차질 불가피

지난 5월8일, 美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 P5+1(UN 안보리 5개 상임이사국 및 독일) 간 타결된 이란 핵협상의 최종 합의문인 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의 일방적 파기를 선언하고, 對이란 경제 제재를 부활시키는 대통령 각서에 서명했다.
이에 美 재무부는 對이란 경제 제재 복원 일정을 발표했다.
우선 1차로 JCPOA 파기 선언 90일 후인 8월6일부터, 금융, 국채 발행, 금속제품 무역, 자동차 및 그 부품 무역 등에 대한 제재를 복원시키고 2차로 오는 11월4일, 해운, 석유 등 에너지 부문, 해상보험 및 재보험 등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이로써 지난 2015년 7월14일 핵협상 타결로 對이란 경제제재가 해제되어 중동에서 가장 유망 시장으로 부상했던 이란은 다시 불황에 빠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미 오일 메이저들은 이란 에너지 사업에서 철수할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한국수출입은행 성동원 선임연구원의 ‘에너지시장 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BP, Total 등 오일 메이저들의 이란 에너지사업은 차질이 불가피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BP는 미국의 이란 제재 결정에 따라 이란과 공동으로 소유한 북해 Rhum 가스전 운영을 중단했으며 현재 Rhum 가스전 매각을 위해 영국 독립계 석유기업인 Serica Energy와 협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BP는 Serica Energy에게 동 가스전 지분 50%를 4억 달러에 매각하기를 희망하고 있으며, 양사는 동 가스전 운영 지속 방안에 대해 영국 및 미국 정부와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프랑스 Total의 경우 2015년 7월, 對이란 제재 해제 이후 석유기업 중 최초로 이란 South Pars 가스전 개발 11단계 계약 체결했으나 미국의 핵협상 파기로 이란 South Pars 가스전 사업에서 철수할 위기에 봉착한 것으로 이 보고서는 전했다.
South Pars 가스전 11단계는 세계 최대 가스전 중 하나로 2021년 생산개시 예정이었으며, Total은 계약체결 당시 초기 투자비만 10억 달러를 약속했고 향후 총 투자비는 5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었다. 지난 4월 Total CEO는 미국의 핵합의 파기 시, 이란 사업을 지속할 수 있도록 제재면제권(waiver)을 획득하겠다고 밝혀 사업 추진 지속 의지를 피력한 바 있다. 최근 Total은 유럽 국가들에게 이와 관련한 로비활동을 지속 중이라고 한다.
5월 초 이란 국영 NIOC 사장은 Total이 철수할 경우, CNPC가 Total 지분을 취득하게 될 것이라 밝히며 생산 개시 전까지는 투자액 회수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Total이 지금까지 투자한 9천만 달러는 받을 수 없다고 언급했다고 한다.
이처럼 오일 메이저의 이란 에너지 업스트림 분야 투자 중단 움직임은 다운스트림으로 이어져 플랜트 시장 투자는 위축될 것이란 전망이다. 따라서 그동안 추진되었던 이란의 대규모 플랜트 프로젝트 또한 취소나 연기가 불가피하게 되었다. 특히 이란은 경제 제재 해제 이후 대규모 플랜트 건설 투자가 예상되었던 지역이라 국내 플랜트업계의 우려가 크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해외건설 수주 총액은 290억 불이며 중동에서는 145억 불을 수주했는데, 이란에서만 52억3000만 달러를 수주한 것으로 집계되었다. 이란이 중동 시장의 30%에 육박하는 중요 시장 역할을 한 것이다.
그러나 앞으로 이란에서 수주한 플랜트 프로젝트가 차질없이 진행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미 대림산업은 지난 6월, 2조2334억 원 규모의 이란 이스파한 정유시설 추가 설비 공사 계약이 해지되었음을 공시,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음을 알렸다.
현대엔지니어링이 현대건설과 함께 수주한 약 3조8000억 원 규모의 사우스파 12구역 가스전 확장 공사도 무산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SK건설이 1조7000억 원에 수주한 타브리즈 정유 공장 현대화 프로젝트 또한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앞으로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하지만 현재로서는 이들 프로젝트가 계획대로 추진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그동안 저유가로 인한 투자 위축과 경쟁 심화로 중동 플랜트 시장에서 수주 실적이 악화되었던 국내 플랜트 업계에 이란이 구세주로 떠오르나 싶었으나, 기대가 큰 만큼 실망도 크다는 반응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유가의 대폭적은 증가나 미국의 대이란 제재 기조의 변화 등 획기적인 분위기 반전이 있지 않는 한 이란 플랜트 시장은 당분간 어려울 수밖에 없다. 이란 시장에 대한 신중한 접근과 피해를 최소화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가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