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우 /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 해양플랜트산업지원센터장 / “해양플랜트 기술 경쟁력 강화 위해 현장 근접 지원 체제 구축”

거제 해양플랜트산업지원센터가 지난해 11월 준공되어 본격 운영에 들어갔다. 앞으로 국내 해양플랜트 설계‧엔지니어링 기술과 기자재 국산화를 위한 다양한 지원 사업이 펼쳐질 예정이다. 현재 국내 기업의 해양플랜트 수주 감소로, 경쟁력 약화가 우려되는 시점이라 동 센터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 하겠다. 최근 새로 부임한 김형우 센터장에게 동 센터의 업무와 해양플랜트 산업 동향에 대한 의견을 들어봤다.<편집자주>

– 지난해 11월, 해양플랜트산업지원센터가 문을 열었다. 어떤 업무와 연구를 수행하게 되나.

해양플랜트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핵심기술 역량확보와 산업계 근접지원을 이끌 해양플랜트산업지원센터가 작년 11월에 경남 거제에 첫 발을 내딛었다.

우리 센터의 주요 기능으로는 해양플랜트 설계‧엔지니어링 기술 지원, 해양플랜트 기자재 국산화 및 상용화 지원, 해양플랜트 산업인력 교육·훈련, 해양플랜트 신산업 창출 및 중소기업 지원, 해양플랜트 국내·외 산·학·연 협력 네트워크 구축 및 운영 등을 들 수 있다.

해양플랜트 산업의 핵심역량을 확보하기 위하여 해양플랜트 패키지/모듈 신뢰성 평가 핵심기술, CAE 기반 해양플랜트 기자재 부품설계 핵심기술 개발, 해양플랜트 머티리얼 핸들링 핵심기술 및 운영·유지보수 위험도 평가/관리 기술 개발 등의 연구개발사업과 경상남도 조선해양플랜트 기업 지원사업, 해양플랜트 서비스산업 해외시장 정보제공사업 등을 수행하고 있다.

한, 해양플랜트 기자재업체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산업인력에게 맞춤형 교육과 훈련을 제공할 예정이며, 국내‧외 산·학·연 연계 네트워크를 통하여 기자재업체들이 필요한 기술을 지원할 예정이다.

– 특히, 해양플랜트 기자재업체에 대한 지원 사업 등이 있다면.

해양플랜트 설계‧엔지니어링 핵심 연구역량을 바탕으로 경상남도 및 거제 해양플랜트 기자재업체 설계‧엔지니어링을 지원하고 있다. 이미 ’17년부터 27건의 기술지원사업을 수행하였다.

대표적인 사례로 밸브 역설계 지원을 꼽을 수 있겠다. 밸브를 분해해 역설계를 통한 3차원 CAD를 생성, 기존 도면과 비교 분석해 수정된 도면을 업체에 제공함으로써 밸브 품질 향상을 꾀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아울러, 해양플랜트 국가산단 등 조선‧해양플랜트 밀집지역에 위치한 지역 거점을 활용하여 현장형 근접 지원체계를 구축하고 현장중심의 기술지원 사업을 통해 중소기업의 해양플랜트 기술경쟁력 강화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주된 내용으로는 1) 설계/엔지니어링 기술을 활용한 애로기술 지원, 2) 기업 맞춤형 프로그램 제공 및 찾아가는 기술교육, 3) 대형 인프라 및 필수 S/W 공동 활용이다.

– 국내 해양플랜트 핵심 원천기술이나 기자재 기술 수준은 선진국과 비교해 어느 정도라고 평가하나.

현재 국내 해양플랜트 업체의 문제점은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원천기술 자체를 미보유 했다기보다 기술을 가지고 있는데 이를 뒷받침할만한 경험과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해양플랜트에서의 핵심은 FEED 설계를 수행하기 위한 수없이 많은 데이터베이스와 이를 분석할 수 있는 시스템 및 많은 프로젝트 수행 경험으로 인한 Lessons Learned 사항들이다. 이미 이론적인 사항들에 대해서는 산·학·연의 많은 연구를 통하여 진행되어 왔으며 국내 수준도 상당한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어떠한 사실을 명확하게 규정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것도 정확하게 모델링이 불가능함에 따라 각각의 경험치 및 실험치들이 필요하게 된다. 국내에서는 이런 데이터가 부족한 것이지 근본적으로 개별 연구자 및 엔지니어들의 능력이 부족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또한 기자재 분야에 있어서는 우수한 제품을 생산하고 있지만, 자체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지 못한 기업이 대부분이다. 그리고 제품의 성능 개선을 위한 설계/엔지니어링 분야의 기술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해양플랜트 산업의 호황기 때는, 발주처의 많은 주문으로 문제가 없었지만, 지금처럼 해양플랜트 산업이 침체하고 있는 시점에서는, 기자재에 대한 자체 기술력 보유가 매우 중요하다.

밸브 역설계 지원

– 최근 유가 상승으로 해양 자원개발 열기가 다시 살아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전 세계 해양플랜트 발주 동향은 어떤가.

전 세계 해양플랜트 발주동향은 점진적으로 회복되고 있는 추세이다.

이는 시추, 탐사를 담당하는 시추선, 해양시추설비 가동률이 과거에 비하여 점진적으로 상승하고 있음을 알 수 있으며 국내 조선 3사가 납품을 시키지 못하고 보관하고 있는 설비들의 판매가 이루어졌다는 사실로도 알 수 있다.

셰일가스 개발로 인한 에너지 시장에서의 OPEC과 미국의 주도권 싸움에서 기인한 저유가 사태는 IOC/NOC에게 새로운 기회가 되고 있다. 이러한 저유가 사태를 극복하기 위해서 산업계가 취하는 행동으로는 기업의 적극적 인수합병, 표준화, Digital 기술의 적용 및 업체의 가격인하 요청(Squeezing)이 있다. 이들의 효용성은 모르겠지만 다만 확실한 것은 가격인하(Squeezing)를 통한 원가절감도 크게 한 몫을 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즉, IOC/NOC는 자구책을 만들기 위해서 노력을 해왔으며 생산단가 및 운영단가 하락을 통하여 이익추구를 목표로 사업체들을 정비해 왔다. 통상 현재와 같은 시장의 불황기에 기본적으로 오일메이저들이 하는 활동은 적자의 완화, 주주의 배당 증가, 그리고 마지막이 신규투자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으며 아직까지 본격적인 신규투자로 전환되는 시장의 흐름이 이루어지지 않지만 과거 대비 변곡점을 돌았다는 것이 시장의 중론이다.

– 그러나, 국내 업체의 수주 실적은 거의 없는 실정이다. 국내 조선 빅3의 해양플랜트 수주 실적이 감소한 원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국내 조선 빅3의 해양플랜트 수주 실적 감소에 대하여 조심스럽게 의견을 말하자면, 프로젝트 3요소는 일정, 비용, 품질관리이다. 솔직하게 이야기해보면 조선 빅3의 경우 이 세 가지 요소를 만족시켰냐는 관점에서 보면 그 성적표는 그리 좋지 않다.

단적으로 말하자면, 산업계의 Lump Sum 전환(계약방식의 변화)에 대한 이해부족과 단기간 많은 프로젝트를 수주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일례로 해양을 최초로 시작한 초기의 해양공사는 Lump Sum 체계가 아닌 경우에는 적자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일단 그 양도 많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모든 공사가 단가를 제출하고 그 제출한 단가로 정산을 받는 형태의 계약을 취했기 때문이다.(Unit rate, Reimbursable 공사).

하지만, 시장상황의 변화 및 EPC lump sum의 전환, 이해의 부족, FEED 설계에 대한 수행 능력부족, FEED Verification 능력의 부족, 외부 이해관계자(엔지니어링사, Vendor들)의 통제/관리부분에서 많은 부족함이 발견되었다. 이러한 문제들은 전체 프로젝트들의 납기 지연, 품질저하 및 비용 초과 발생에 대한 change order 청구로 인한 의견충돌들이 발생하였고 이는 당연히 발주처가 싱가포르 Sembcorp 등 다른 시장으로 눈을 돌리게 만든 하나의 원인이기도 하다.

최근 해양플랜트에 대한 모든 프로젝트를 싱가포르 Sembcorp에 빼앗겼다. 이 중 핵심부분은 무엇보다 수개월 단축으로 제안서를 제출했다는 것이 핵심이다. 정부의 과감한 투자, 대형 설비를 기반으로 한 공법/생산기술의 개발, 주변 환경의 지원(저렴한 인건비) 및 영어생활권(싱가포르에 국한됨) 등이 이루어지고 있는 중국 및 싱가포르가 발주처에게 보다 매력적으로 보일 수밖에 없다.

한편에선 싱가포르와 중국이 현재 한국이 경험했던 문제를 그대로 경험할 것이라고 보는 시각도 많다. 아무도 아직은 그들의 성공을 장담하지 못하고 있지만 현재 한국 대형 조선소는 그들의 실패만을 기다리는 수동적인 위치가 되어버린 것도 현실이다.

해양플랜트는 매우 높은 난이도를 가진 산업이며 매우 복잡한 엔지니어링, 제조, 생산기술 및 대형 프로젝트 관린 기술 및 공급망 체인이 기본적으로 바탕이 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그동안 앞만 보고 달려왔던 시간에서 다소 관망하는 위치에서 한국 조선소를 정비하는 활동이 필요한 시기라고 생각하고 이를 통해 향후 중국/싱가포르 조선소에서의 활동이 주춤한 기회를 이용하여 다시 주요한 서비스 공급업체로 우뚝 설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 국내 해양플랜트산업 경쟁력 향상을 위해 특히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정책이나 기술, 혹은 업계의 노력 등에 대한 의견이 있다면.

현재 중요한 부분은 해양플랜트에 많은 예산들이 투입되었지만 해양플랜트의 성격상 단기간에 쉽게 효과를 보기 어려운 부분이 존재한다.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실제로 개발해야하는 것은 제품이 아닌 현재 많은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는 그들의 경험과 논리를 어떻게 지식데이터화하고 어떻게 공유하고 어떻게 활용할지를 아이디어를 취합할 필요가 있다.

원가경쟁력 확보를 위해 조선 3사의 무리한 수주 경쟁을 이야기할 때도 있다. 하지만 수주를 기반으로 영업을 진행하는 조선사의 경우, 이러한 저가 수주는 어찌 보면 당연한 논리이다.

따라서 이제 구축해야 하는 것은 이러한 위험이 존재할 때 이를 어떻게 완화시킬 것인가에 대한 전문 기술을 논의해야 한다. 이를 위한 전체적인 시스템 개선, 전체 마인드의 변화, 해양 및 엔지니어링의 검토에 대한 부분에 대하여 노력이 필요하다.

– 끝으로 해양플랜트산업계에 당부하고 싶은 말은.

해양플랜트 분야는 수 조원 이상의 대규모 산업이면서 조선, 해양, 기계, 전자, 화공, 시스템 등 모든 분야의 최고 기술이 집약된 산업이다. 특히, 에너지・산업정책 등 각국 정부가 깊이 개입하는 산업으로 정부출연연구기관을 중심으로 산업계 지원이 필요하다.

특히, 해양플랜트 서비스(운영, 유지보수 등) 산업은 고부가가치산업으로 해양플랜트 산업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으나 유·가스 메이저사의 독과점체제로 진입장벽이 높고 국내 기반이 취약하여 정부차원의 산업계 육성을 위한 기술지원 정책이 필요하다.

아울러, 해양플랜트산업지원센터의 역설계-해석-최적설계-검증 등의 일련의 설계‧엔지니어링 기술 및 Simulation Free Design 기술을 바탕으로 한 지원은 국내 해양플랜트 기자재 산업의 설계‧엔지니어링 자립에 기여할 것이며, 산업인력에게 맞춤형 교육과 훈련을 제공하고, 국내‧외 산·학·연 연계 네트워크를 통하여 기자재업체들이 필요한 기술들을 지원함으로써 해양플랜트 기자재산업의 경쟁력을 강화시킬 것으로 생각된다. 이러한 노력들이 궁극적으로 국내 해양플랜트 기자재업체들의 납품실적(track-record)을 확보하고, 진입장벽이 높은 해양플랜트 시장에 진출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