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오일뱅크-롯데케미칼, 2조7000억 원 규모 석유화학 신사업 공동 추진

현대오일뱅크와 롯데케미칼이 2조7000억 원 규모 초대형 석유화학 신사업을 공동으로 추진한다.

문종박 현대오일뱅크 대표와 김교현 롯데케미칼 대표는 5월9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올레핀과 폴리올레핀을 생산하는 HPC(Heavy Feed Petrochemical Complex) 신설 투자합의서에 공동 서명했다.

두 회사는 기존 합작법인인 현대케미칼에 추가 출자해 현대오일뱅크 대산공장 내 약 50만㎡(15만 평) 부지에 HPC 공장을 신설함으로써, 정유와 석유화학 간 시너지를 통해 원가 경쟁력과 제품 포트폴리오를 강화할 전망이다.

특히 현대오일뱅크는 석유 제품과 방향족에 이어 올레핀 계열 석유화학 제품까지 정유-석유화학의 수직계열화를 한층 강화하게 됐다. 또한 롯데케미칼은 미국과 중앙아시아 ECC(Ethane Cracking Center, 에탄분해시설) 사업, 동남아 납사 사업과 더불어 대규모 정유 잔사유 크래커 사업에 투자, 지역 거점 강화를 도모하게 됐다.

NCC는 납사를 투입해 각종 플라스틱 소재가 되는 폴리에틸렌(PE), 폴리프로필렌(PP) 등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하는 설비로 원유찌꺼기인 중질유분을 주 원료로 사용해, 납사를 사용하는 기존 NCC(Naphtha Cracking Center) 대비 원가를 획기적으로 개선한 설비다.

최근에는 셰일가스 부산물인 에탄을 분해해 에틸렌을 만드는 북미 지역의 ECC와 같은 저가 원료 기반의 유사 시설들이 공격적으로 증설되는 추세다.

현대케미칼의 HPC는 납사를 최소로 투입하면서 납사보다 저렴한 탈황중질유, 부생가스, LPG 등 정유 공장 부산물을 60% 이상 투입해 원가를 낮춘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특히 납사보다 20% 이상 저렴한 탈황중질유는 현대오일뱅크를 비롯해 전 세계에서 3개 정유사만 생산하는 희소가치가 높은 원료다. 또한 경유와 벙커C유 중간 성상의 반제품으로 불순물이 적은 편이라 가동 단계에서 안정성도 확보할 수 있다는 게 동사의 설명이다.

현대케미칼은 향후 탈황중질유 등 부산물 투입 비중을 8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현대케미칼 HPC를 통해 기존 NCC 대비 연간 2000억 원 가량의 수익성 개선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현대오일뱅크의 원료, 롯데케미칼의 기술과 영업력이 탁월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케미칼은 2021년 말 상업가동을 목표로 올 하반기 공장 설계에 착수할 계획이다. 그리고 상업가동 이후 제품 대부분을 해외에 판매해 연간 3조8000억 원의 수출 증대가 기대된다. 영업이익은 6000억 원 달성이 목표다.

공장이 위치할 서산 지역에 미치는 경제효과는 1조7000억원, 하루 최대 1만1000명, 연인원 320만명이 공사에 참여하게 된다.  설비 가동에 따라 1500 명 이상의 직·간접 고용을 창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종박 현대오일뱅크 사장은 “이번 프로젝트가 사업다각화를 통한 종합에너지기업 비전을 달성하는 데 역사적인 획을 그을 것”이라며 “현대오일뱅크의 비정유부문 영업이익 비중이 2017년 33%에서 2022년 45% 이상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교현 롯데케미칼 사장은 “현대오일뱅크와 롯데케미칼은 현대케미칼의 성공 DNA를 공유하고 있다”며 “정유사와 화학사의 장점을 결합해 국내 최초의 정유-석유화학 합작 성공 사례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