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홍근 /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 해양플랜트연구부장-“LNG벙커링, 무궁무진한 가능성 있어, 정부의 정책적 드라이브 필요”

미래 조선해양산업의 먹거리 분야로 LNG벙커링이 부상하고 있다. 특히 부유식 LNG벙커링 터미널은 해상 LNG 발전을 포함한 해양 LNG 플랜트로 확장이 가능해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 때문에 국가 차원의 기술개발이 한창이다. 이 기술 개발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곳이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이며 이 연구를 이끌고 있는 성홍근 부장을 만나본다.<편집자주>

–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KRISO)에서 해양플랜트연구부를 이끌고 있는데, 어떤 곳인지 소개해 달라.

해양플랜트연구부는 석유가스 시추와 생산을 위한 부유식 해양구조물과 계류시스템의 설계와 성능평가기술을 중심으로 연구활동을 수행 중이다. 또한 파도와 바람과 같은 해양에서의 자연력을 전기로 변환하기 위한 해양에너지기술 개발도 중요한 연구 분야이다.

최근 수월성 확보와 영역확장을 위하여 기관의 승인을 받아 부산과 휴스턴에 연구거점을 설립 중에 있다. 부산의 경우 세계 최대 규모의 심해공학수조를 건설 중에 있으며(`18년 준공 예정)와 국내 해양플랜트 설계기술의 자립화를 위한 해양플랜트엔지니어링사업단을 설립하여 운영 중에 있다.

또한 세계 해양석유가스 산업의 메카인 휴스턴에 지사를 설치하여 네덜란드 MARIN과 노르웨이 MARINTEK에 견줄만한 기관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최근 우리 연구소는 휴스턴 지역의 글로벌 선주사와 설계사들과 공동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예를 들어, 미조선학회와 미석유협회가 주관하고 있는 해상풍 관련 공동연구와 텍사스주립대학교(TAMU) 주관의 설계기술 개발을 위한 국제공동연구에 참여하고 있다.

미국 본토에서 수행되고 있는 국제공동연구에 우리 연구소가 초청되어 참여하고 있는 것은, 30여 년간 개발․축적한 기술의 수준을 인정받은 것은 물론 휴스턴 지역에 지사를 설립하여 접근성을 높였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 조선 및 해양플랜트산업에서 새로운 시장 개척과 차세대 기술개발의 중요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가 개발에 적극 나서야 할 분야를 꼽는다면.

국내 해양플랜트산업은 2014년 하반기부터 유가가 곤두박질 친 이후 엄청난 손실을 입고 있다. 그러나 위기일 때 미래를 기약할 수 있다는 심정으로, 대형 업체들은 신산업 영역을 개척하고 차세대 신기술 개발에 투자해야 할 시점이다.

조선해양분야의 신산업영역과 차세대 기술 분야는 저유가 시대에도 해양석유개발을 가능하게 하는 신개념 구조물 분야를 첫 번째로 들 수 있다. 50불대 또는 그 이하의 유가에서도 해양석유가스 개발과 운영이 가능한 개발개념과 구조물에 대한 설계기술을 확보한다면 해양플랜트 분야의 주도권을 장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휴스턴을 중심으로 국제공동연구가 수행되고 있으며, 당 연구소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두 번째로는 선박에 기인한 대기오염물질 배출에 대한 규제가 국제해사기구(IMO)와 주요 국가를 중심으로 단계적으로 적용됨에 따라 부상이 되고 있는 LNG 추진선박과 선박연료로서 LNG를 공급할 수 있는 장비시스템과 설비가 매우 중요한 분야이다. 특히 LNG 공급(벙커링) 설비는 기존 항만에 설치가 가능한 소형규모에서 바다에 떠 있는 형태인 대형규모의 부유식 LNG 벙커링 터미널까지 다양한 솔루션을 가지고 있어 개발단계별로 폭넓은 제품과 기술 제공이 요구되는 분야이다. 부유식 LNG 벙커링 설비의 경우 해상 LNG 발전을 포함한 해양 LNG 시설 분야로 확장이 가능하여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 LNG벙커링 기술이 왜 중요하며 유망한 시장으로 전망되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우선 국내 조선소가 LNG 운반선 관련 핵심기술과 건조실적에 있어 세계 최고수준을 보이고 있으며, 한국가스공사가 세계최대의 LNG 수입업체임과 동시에 LNG 인수기지의 설계와 운영에 있어서도 가히 세계 최고 수준이다. 따라서 LNG 연관 산업분야는 국내 업체의 기술력과 노하우를 연계 적용한다면 곧바로 시장석권이 가능하다.

더불어 LNG 추진선박은 벙커 C유에 의한 해양의 대기오염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가장 친환경적이고 경제적인 대안이기 때문에, 점차적으로 선박의 대부분이 LNG 추진선박으로 바뀔 수밖에 없는 것으로 LR, DNV 등의 세계 유수의 기관들이 전망하고 있다.

– LNG벙커링 분야는 국가 차원의 육성책이 나오고 있다. 특히 기술개발에는 동 연구소가 중점적인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아는데.

우리 연구소는 2014년부터 해양수산부 연구개발 사업으로 “해상부유식 LNG 벙커링 시스템 기술 개발” 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우리 연구소를 총괄주관기관으로 하여 국내 대형 해양플랜트업체와 가스공사, 포스코 등은 물론 중소중견업체를 포함하여 총 30여개 기업과 공동연구를 수행 중에 있다.

본 연구개발사업은 LNG 벙커링설비 중 바다에 떠 있는 해상부유식 LNG 벙커링 터미널(FLBT; Floating LNG Bunkering Terminal)의 설계를 위한 패키지 기술과 FLBT의 운영을 위한 운영절차서와 법규정 개발은 물론 핵심기자재(4종) 개발을 목표로 수행 중이다.

한편, LNG 추진선박 기술은 국내 조선소가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고, 국책사업으로도 연구개발이 진행된 바 있어, 본 연구사업에서는 다루지 않고 있다.

–  지난 3월 국회의원회관 세미나에서 LNG추진 선박 발주촉진 정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피력했는데, LNG 추진선박과 벙커링 강국이 되기 위해 제안하고 싶은 정책이나 의견이 있다면.

다만, LNG추진선박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LNG 추진선박에 LNG를 쉽고 안전하게 공급할 수 있는 공급시스템, 즉 LNG 벙커링설비가 구축되어야 한다. 한편 LNG추진선박의 규모가 작으면, LNG 벙커링설비를 구축하려는 공급업체의 결정이 지연될 것이다. 이와 같은 Chicken-Egg 딜레마를 극복하는 것이 관건이다.

국내에서 LPG 차량이 보급되는 과정을 재분석해 보면, 정부의 역할이 중요함을 알 수 있다. 즉, LPG 공급설비를 정부차원에서 구축하고, LPG 차량 구매자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식을 동시에 적용한 것이다.

따라서 이와 동일하게 LNG 추진선박 문제에도 정부의 역할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된다. 다시 말하면, 정부차원에서 LNG 추진선박을 건조하는 선사에 보조금을 지급하고, SOC 투자개념으로 정부가 LNG 벙커링 설비를 구축하는 방향으로 추진이 필요하다. 물론 LNG벙커링 설비의 경우 상당수준의 민간투자가 가능할 것으로 판단되나, 정부의 정책적인 드라이브가 반드시 필요한 분야임에는 틀림없다.

LNG벙커링 설비가 결국 항만설비의 일부이므로, 지방항만청, 항만공사를 비롯한 정부 및 공기업의 역할이 특히 초기 형성과정에는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유럽과 싱가포르, 중국의 경우를 보더라도 정부의 역할이 신시장과 생태계 형성에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 최근 개인적으로 해외 유력 매체가 수여하는 엔지니어링 혁신상을 수상했다.

엔지니어링혁신상(Meritorious Awards for Engineering Innovation)은 미국 Hart Energy社의 E&P 매거진이 해마다 해양플랜트 분야의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연구개발 성과를 엄선하여 수여하는 상이다. 이번 수상은 INTECSEA사와 KRISO가 공동 개발한 LM-FPSO의 우수성을 인정받아 이뤄졌으며, 총 14개의 해양플랜트 기술 분야 중 부유시스템과 리그(해저 유전 굴착 장치) 분야의 우수 성과로 선정된 것이다.

최근 당 연구소는 휴스턴에 소재의 기업들과 국제공동연구를 다수 수행하고 있으며, 이번 수상은 기존의 배수량형 해양구조물인 FPSO에 인장각식플랫폼의 장점을 결합한 신개념 해양구조물임. 이번 공동연구에서 당 연구소의 역할은 새롭게 개발한 해양구조물의 성능을 검증하기 위하여 고속전산기를 이용한 수치해석과 함께 모형시험을 수행하여 기존 FPSO에 비해 운동범위가 현격하게 낮음을 확인하는데 기여한 것이다.

특히 새롭게 개발된 해양구조물은 기존 대비 50% 이상의 설비 투자비 절감이 가능하며, 유지 운영비는 30%이상 절감이 가능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따라서 앞으로 중대형 한계유전은 물론 심해유전 개발에도 활발하게 적용될 것으로 평가된다.

– 끝으로 개인적인 포부나 앞으로의 연구 계획은.

국내 조선해양플랜트 업체가 완벽하게 잘 해내지 못한 것은 사실이나, 사실상 지금까지 국가경제에 이바지해 온 것으로 따져보면 조선3사를 포함한 해양플랜트업체는 참으로 보배와 같은 존재라고 생각하다.

다만 폭주하는 건조물량 소화에 급급한 나머지 핵심설계역량과 원가산출 능력을 배양하지 못한 상태에서 유가의 급락에 직면한 결과로 급전직하로 추락하게 된 것이다. 특히 중장기적인 시각으로 기술개발을 선도하고 산업정책을 제시해야하는 학계와 연구계의 반성과 궤도 수정이 절실하게 필요하다.

이런 관점에서 저는 현업에서 10년 후에 필요한 기술과 5년 후에 필요하지만 현업 때문에 선제적으로 자원을 투입하지 못하는 분야를 먼저 개발하는 데 중심적인 역할을 하고자 한다. LNG 벙커링과 신개념 해양구조물 분야 등이 이에 해당되는 분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