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해양, 바닥 찍고 경기 회복? 낙관 VS 비관 팽팽

- 올해 조선경기 전망에 대한 국내 조선업계 반응 -

조선산업 경기가 바닥을 찍고 올해 반등할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2016년은 사상최악의 발주 감소로 수주절벽을 겪었지만 지난해는 국내 조선 3社가 연초 목표에 근접한 수주실적을 올리면서, 선박 발주가 점차 회복세를 보이고 있음을 보여준다.

현대중공업그룹의 경우 지난해 수주실적이 90억 달러를 돌파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지난해 연초 목표액이었던 75억 달러를 훌쩍 넘은 수치다. 삼성중공업은 대규모 영업손실을 냈지만 수주 실적은 지난해 약 74억 달러를 기록했으며 올해는 수주 목표액을 77억 달러로 소폭 상향했다. 대우조선해양은 기대에 못 미쳤다. 지난해 50억 달러 이상을 수주할 것으로 목표했으나 11월까지 29억4000만 달러에 그쳤다.

그렇지만 3社 모두 전년에 비해서는 증가했다. 조선 3社는 올해는 지난해보다 증가한 수주 목표를 설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조선 3社 역시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이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는 얘기다. 세계적인 조선 해양 분석기관인 클락슨 역시 올해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이 지난해보다 늘어난 1134척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조선산업 경기 회복 낙관론은 현재 전 세계 운항 선박의 절반 가까이가 노후화된 선박임을 근거로 든다. 여기에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가 본격 시행되는 시점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도 그 이유다. IMO 환경규제가 본격 시행되는 2020년부터는 선박유의 황산화물 함유 비율을 현재 3.5%에서 0.5% 이하로 낮춰야 한다.

또한 선박의 균형을 잡기 위해 채우는 선박평형수는 탱크에 채워졌다 버려지는 과정에서 해양생태계를 교란 문제가 발생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선박평형수 처리장치 탑재가 의무화된다. 이러한 환경규제는 선사들로 하여금 선박에 황산화물 저감장치와 선박평형수 처리장치를 달아 규정을 만족시키든지, LNG 추진선박이나 친환경 기술이 적용된 새로운 선박으로 대체할 것인지를 선택하게 만든다.

국내 해운사에 따르면 “노후 선박에 황산화물 저감장치를 장착하는 추가비용보다 새 선박을 발주하는 것이 오히려 비용이 절감된다고 판단하고 있다. 해외 많은 선사들이 대체로 이러한 입장을 취한다.”는 것이다. 현대중공업 역시 최근 공개된 ‘SMM 해사 산업 보고서(SMM Maritime Industry Report)’를 인용, 글로벌 선주사 10곳 중 4곳 정도(44%)는 신규 발주 시 LNG추진선을 고려하고 있다고 예상했다. 또한 기존 LNG운반선 일부에 적용되던 LNG추진설비를 유조선, 컨테이너선, 벌크선에도 적용하고자 하는 선주들의 요구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노후 선박의 대체 수요에다 환경 규제로 인한 친환경 선박 수요까지 겹치면서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은 증가할 수밖에 없으며 올해부터 그 영향이 나타날 것이란 전망이다.

유가가 회복하면서 해양플랜트 발주가 늘어나고 있는 것도 호재다. 클락슨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해양플랜트 발주 규모는 16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조선경기 회복에 대한 비관론도 만만찮다. 지난 2016년이 사상최악의 수주절벽이었던 탓에 지난해 수주 증가는 기저효과에 불과할 뿐이라는 것이다. 올해 역시 지난해에 비해 다소 증가할지라도 이를 경기회복으로 단정짓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올해 발주량이 늘어날 것이라는 데는 해외 분석기관이나 국내 조선해양업계 관계자들 모두 공통된 의견을 갖고 있지만 수주 경쟁이 심화되면서 과거처럼 국내 업체들이 기대만큼 수주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비관론에 힘을 싣고 있다. 올해 발주되는 선종들이 대부분 컨테이너, 벌커선에 집중되어 있다는 것도 문제다.

이들 선종은 싼 인건비를 내세운 중국과의 경쟁에서 힘들 수밖에 없다. LNG 수요 증가로 인한 LNG선의 발주가 늘 것이란 전망은 그나마 희망적이지만, 다른 선종에 비해 발주량이 적어 국내 조선경기를 회복시킬 만한 수준이 못된다는 것이다. 고도의 기술력을 요하는 해양플랜트도 상부구조물의 경우는 국내 빅3가 대부분 수주했지만 최근 싱가포르 셈콥마린에 연이어 일격을 당했다. 미국 쉘이 발주한 비토 부유식 오일/가스 생산시설(Vito Floating Production Unit)에 국내 조선 3사가 모두 입찰에 참여했지만 셈콥마린이 12.5억 달러에 수주했다.

노르웨이 스탯오일의 요한 카스트버그 유전개발에 사용할 FPSO 선체도 셈콥마린이 국내 업체들을 제치고 4.9억 달러에 가져갔다. 현재 영국 BP가 아프리카 또르뚜 가스전 개발에 사용할 FPSO 1기와 FLNG 2기를 발주했는데, 여기에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이 입찰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신들은 현재중공업의 수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치고 있으나 최종 수주까지 안심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 이처럼 올해 조선경기에 대해 낙관론과 비관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가운데, 선박과 해양플랜트 발주량과 국내 기업들의 수주는 분명 증가할 것이라는 데는 공통된 의견을 보이고 있다. 다만 수주에서 실제 건조에 이르기까지 보통 2년의 기간이 필요한 만큼 올해 역시 일감부족 사태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범용적인 선종뿐만 아니라 고부가가치 선종에 있어서도 갈수록 후발주자와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셈콥마린이 싼 동남아 인력을 대거 받아들여 가격경쟁력을 낮춰 수주에 임하고 있어 우리업체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향후 바뀌는 시장환경에 대처해 LNG 추진선박과 같은 친환경, 고부가가치 선종 개발은 물론 자동화 기술 적용을 통한 코스트 절감에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