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택트에 막힌 플랜트 현장교육, 가상현실로 극복한다 – 박정호/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플랫폼연구실 선임연구원, 화공기술사


이번에 개발한 엔지니어링 전문 교육용가상현실(VR) 솔루션은 어떤 기술인가요.
– 엔지니어링 전문 교육용 가상현실(VR) 솔루션은 시간과 공간 제약 없이 실제 플랜트를 경험하는 것과 같은 생생하고 현실감 있는 체험을 할 수 있는 교육 솔루션입니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의 윤여일 박사님 연구팀에서 개발한 국산 이산화탄소 포집 기술인 KIERSOL 기술을 바탕으로 한 파일럿 플랜트를 그대로 가상현실 상에서 구현을 하였는데, 각종 장치 및 계기에 대한 이해와 체험, 공정의 스타트업, 정상운전, 비상상황 등 다양한 운전을 체험해 볼 수 있습니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에서는 공정 기술서, 각종 도면(P&ID, Plot plan 등), 운전 시나리오 컨텐츠 등의 개발을 맡았고, 이를 토대로 다년간의 3D게임 개발기술과 경험을 보유한 ㈜인플루전에서 3D 모델 개발 등을 통해 본 솔루션을 도출하게 되었습니다.
이 솔루션의 특징 및 개발 동기는.
– 전통적인 플랜트 엔지니어링 교육은 대부분 이론 위주로 이루어지고 있고, 특히 실제 현장을 경험하기가 어려워 고등학교와 대학교를 갓 졸업한 학생이나 플랜트 현장에 새롭게 고용된 인원이 본격적인 프로젝트를 수행하기에는 어려운 점이 있습니다.
저 역시도 초보 엔지니어 시절에 비슷한 어려움을 겪었었는데요. 이러한 점을 해소하기 위해서 파일럿 플랜트를 직접 체험해보면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현장 중심 엔지니어링 교육 과정>을 개발하여 진행해 본 적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플랜트 현장이라는 곳이 안전이나 보안 등으로 방문이 쉽지 않기에, 이를 어떻게 하면 해결할 수 있을까 고민해보다가 결국 게임회사와 함께 이러한 엔지니어링 전문 교육용 가상현실(VR) 솔루션을 개발하게 되었습니다.
교육 콘텐츠의 내용은.
– 교육 콘텐츠는 크게 공정 설명 그리고 운전 체험으로 나눠볼 수 있습니다. 공정 설명의 경우 체험자가 눈 앞에 보이는 각종 장치, 계기를 클릭하게 되면 그 장치의 기능을 상세하게 확인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눈 앞에 있는 컨트롤밸브를 클릭하게 되면 공정에서의 역할 뿐만 아니라 컨트롤밸브가 무엇인지 설명을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플랜트 운전을 하려면 공정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며, 실제 플랜트 현장에서도 도면을 지참하면서 운전을 하게 되는데요. 솔루션 내에 공정배관계장도(P&ID)를 넣어 놓았기에 이를 펼친 후 실제 공정과 비교하면서 함께 살펴볼 수 있습니다. 또한 주요 유체의 흐름을 확인할 수 있는 버튼을 누르면 배관에서 어떻게 흐르는지도 확인해 볼 수 있습니다.
운전 체험의 경우 세분화해보면 스타트업, 정상운전, 비상상황으로 나눌 수 있는데요. 스타트업의 경우 공정 운전을 하기 전 유틸리티 가동, 누출(Leak) 확인, 각종 밸브 상태 확인부터 시작해서 각종 공정 유체를 넣고 장치를 하나하나씩 가동하면서 정상운전에 이르게 하는 시나리오입니다. 정상운전의 경우 엔지니어가 공정에서 어떤 부분을 모니터링 해야 하는지를 배울 수 있으며, 비상상황의 경우 공정에 누출(Leak) 등의 긴급 상황이 생겼을 때 무엇을 조치해야 하는지를 배울 수 있습니다.

 


연구진이 구현한 화면은 주요 장치와계기 등 플랜트의 실제 현장과 매우 유사합니다. 가장 공을 들인 부분은.
– 가상현실 그래픽 구현의 경우 주관기관인 ㈜인플루전에서 많은 노력을 기울여 주셨습니다. 일반적인 가상현실 솔루션을 체험해 보면 어지럽다는 문제, 즉 3D 멀미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이러한 문제점은 VR화면을 실시간으로 렌더링하여 출력하는 속도가 느려서 발생됩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플루전에서는 실제로 고사양 콘솔게임 개발에 활용되는 최신 렌더링 최적화 기술을 활용해 멀미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이를 통해 실제 플랜트 운전을 하는 것처럼 구현이 된 것이고 체험자는 안정적인 가상현실 체험을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저희가 구현한 가상현실 솔루션은 공정에 녹이 슨 부분이나 페인트가 벗겨진 것까지 거의 완벽하게 구현을 해놓아서 체험자가 보다 생생하고 몰입감 높은 교육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 기술 개발을 위해 ㈜인플루전과 협업이 이뤄진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본 엔지니어링 전문 교육용 가상현실 솔루션은 중소벤처기업부에서 지원하는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 중소기업기술개발사업을 통해 개발되었습니다. 본래 게임회사인 ㈜인플루전社는 사업 다각화를 위해 플랜트 솔루션 개발을 진행하게 되었는데요. 본 연구과제를 시작하기 전에 일반적인 플랜트 공정을 대상으로 프로토타입을 개발하였었습니다. 그렇지만 컨텐츠 보강이 필요하였기에 저희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에 기술 문의를 했었고, 결국 중소벤처기업부의 연구과제에 도전해보자고 논의가 되어 협력하였고 성공적으로 선정 된 후 솔루션을 개발 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에 개발한 엔지니어링 교육 가상현실 솔루션이 타분야로도 적용확대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 네 맞습니다. 저희가 개발한 솔루션은 육상플랜트를 기반으로 하는데요. 앞으로 해양 플랜트나 선박 등에도 가상현실 솔루션이 개발된다면 유익할 것으로 판단됩니다. 아울러 최근 수소 관련한 기술개발도 활발하게 진행이 되고 있는데, 안전이 더욱 중요한 수소 관련 플랜트에 대한 가상현실 솔루션을 개발하고, 이를 활용하여 미리 모의 교육 체험을 할 수 있다면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현재의 연구과제에서 더 개발할 부분이 남아 있는지 또는 향후 진행할 연구과제가 있는지.
– 우선 현재 개발된 공정 컨텐츠 기반의 솔루션에 화재나 유지보수 등에 관련한 안전 컨텐츠를 추가하여 내년 초에는 업그레이드 된 정식 상용화 버전을 출시할 예정입니다. 그리고 현재 솔루션은 다양한 공정 체험을 할 수 있지만, DCS와 같은 플랜트 자동화 제어 시스템까지는 적용이 되어 있지 않습니다. 전통적인 OTS의 경우 공정시뮬레이션 동특성(Dynamic) 모델을 기반으로 하여 그러한 자동화 제어 시스템 모의 훈련을 할 수 있는데요. 저희 가상현실 솔루션에 그러한 공정시뮬레이션 모델을 접목한다면 더욱 강력한 교육 솔루션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아울러, 플랜트 운전은 보통 혼자가 아닌 여러 명이 함께 협업하여야 하므로 여러 사람이 동시에 접속할 수 있는 다자간 가상현실 솔루션도 진행하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엔지니어링 전문 교육용 가상현실(VR) 솔루션 개발을 통한 앞으로의 비전은.
– 지난 7월 ‘한국판 뉴딜’ 대국민 보고를 통해 정부에서는 ‘디지털 뉴딜’의 일환으로 디지털 인재양성 및 교육 인프라의 디지털 전환에 역점을 두고 있으며, 최근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의 일상화가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가운데, 저희가 개발한 ‘엔지니어링 전문 교육용 가상현실 스마트 솔루션’은 플랜트 현장 체험이 어려운 관련 학과의 학생이나 기업 재직자 등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에 활용되어 전문 인력 양성 등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또한 실제 플랜트를 운영하는 프로젝트 수행 시 필요한 운전원 훈련 시스템인 OTS(Operator training simulator)로도 활용 가능한데, 이는 2030년 정부의 탄소감축 목표에 기여할 국산 CO2 포집 기술인 KIERSOL의 기술 실용화 가치를 향상시켰다는 점에서도 의의가 있으며, 앞으로 KIERSOL 기술의 보급 시 본 가상현실 솔루션도 함께 활용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현재 소속돼 계신 플랫폼연구실이 어떠한 연구를 하는 곳인지 간략히 설명한다면.
– 저희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의 플랫폼연구실은 2017년 신설되었습니다. 본 연구실에서 수행하고 있는 엔지니어링, 계산과학, 빅데이터, 공동활용분석, 연구품질 등 플랫폼 기술 연구는 국가의 다양한 에너지 환경 기술 개발을 담당하는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에서 조력자의 역할을 하고 있는데요.
엔지니어링 기술의 경우 개발된 핵심 에너지 기술이 플랜트와 같이 거대한 시스템에 적용되어 상용화에 이를 수 있도록 실용화 가치를 향상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계산과학 기술은 수많은 소재 중에서 어떤 물질이 활용되면 기술의 성능이 좋아질지, 개발된 소재가 어떠한 물성과 특징을 가질지 슈퍼컴퓨터를 활용하여 예측하고 개선점을 제시하며, 빅데이터 기술의 경우 방대한 실험 결과나 데이터에서 의미 있는 결과를 도출하여 주고 더 나아가 올바른 연구 방향에 대한 제시도 합니다.
이렇게 저희 플랫폼연구실은 특정 기술을 집중하여 연구하여야 하는 타 연구실의 아쉬운 점을 해소해 주고 더 나아가 기술개발의 성과를 가속화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플랜트 관련 분야 연구원으로써 개인적인 향후의 포부가 궁금합니다.
– 저는 ‘과학기술은 국력이다.’라는 신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가 이렇게 경제성장을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바로 과학기술인데요. 특히, 플랜트 산업은 중요한 역할을 해 왔으며 앞으로도 그러할 것입니다.
이러한 플랜트 산업의 일원으로서 화공기술사, 영국기술사, 국제기술사(APEC engineer, IntPE), 프로젝트관리전문가(PMP), 위험물기능장 등 전문적인 자격을 취득하는 등 실력을 기르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습니다. 그리고 저는 과거에는 플랜트 프로세스 엔지니어였고, 현재는 플랜트 분야 연구원으로써 현재 플랜트 설계, 시뮬레이션, 기술 경제성 분석 그리고 플랜트 엔지니어링 교육을 전문적으로 연구하고 있는데요. 이러한 연구를 바탕으로 우리나라에서 개발하는 에너지 환경 기초 기술의 기술 상용화가치를 향상 시켜 실제 상용화가 원활하게 될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입니다.
또한, 플랜트 엔지니어링 교육과 관련하여서는 최근 <나는 플랜트 엔지니어입니다>와 같은 플랜트 엔지니어의 경험담을 책으로 발간하는 등 전문 인력 양성을 위해 힘쓰고 있는데요. 앞으로도 저의 지식과 경험을 공유하여 우리나라 플랜트 산업 발전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