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산업을 친환경으로 탈바꿈시킬 ‘E-케미칼’ 기술 상용화에 한걸음 – 이웅 ․ 오형석 / 한국과학기술연구원 국가기반기술연구본부 연구원

이웅(좌), 오형석 연구원

최근 한국과학기술연구원에서 실험실 수준의 친환경 화학공정 기술인 e-케미칼 기술을 상용화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연구성과를 이뤘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 기술개발의 주역인 오형석, 이웅 박사를 통해 e-케미칼 기술이 무엇인지 알아본다.<편집자주>

– 한국과학기술연구원 국가기반기술연구본부는 어떤 연구를 하고 있나.

한국과학기술연구원의 국가기반기술연구본부는 ‘물자원순환연구센터’, ‘환경복지연구센터’, ‘청정에너지연구센터’, ‘센서시스템연구센터’, ‘광전하이브리드연구센터’로 구성되어 있으며 중점연구영역핵심 원천기술확보, 국가 아젠다 해결, 신산업 창출이라는 미션을 가지고 설립되었다.

물자원순환연구센터는 물과 자원을 포함한 환경 전반에 관련된 문제들을 양적인 측면과 질적인 측면에서 접근 및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는 연구를 진행 중에 있으며, 최근 물에 포함된 미세플라스틱 관련 연구 또한 활발히 수행하고 있다.

환경복지연구센터는 인간과 도시 환경의 지속적 공존 발전을 비전으로 건강한 삶을 위한 안전한 도시 생활환경 실현을 위한 국가적 도전과제수행을 주 임무로 하고 있으며, 최근 미세먼지 관련 연구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청정에너지연구센터는 탄소(이산화탄소) 순환 과정과 관련된 원리 및 소재를 이용해 고부가가치 화합물을 생산하는 데 필요한 원천기술 개발을 목적으로 설립되었다. 최근 CO2를 유용한 화합물로 전환하는 ‘Carbon to X 연구단’을 통해 해당 연구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이밖에 센서시스템연구센터는 광학 및 광전자 연구를 수행 중에 있으며 광전하이브리드연구센터는 환경 및 자원 고갈 문제 대두로 사회적 안보차원에서 에너지 공급의 절대적 안정화 전략 수립과 현 에너지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신재생에너지 사회로의 전환 모색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 친환경 화학기술인 e-케미컬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고 들었다. e-케미컬이란 다소 생소한데, 어떤 개념인가.

e-케미컬 기술은 전자를 활용하여 자연에서 얻을 수 있는 물, CO2는 물론 간단한 화합물들을 고부가가치 화합물로 전환하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온실가스인 CO2를 원료로 전기를 인가하여 환원할 경우 CO 혹은 에틸렌 등과 같은 기초 화합물을 생산할 수 있고 산화전극에서는 물산화와 같은 산소 또는 다양한 유기물 산화를 통해 고부가가치 화합물을 생산할 수 있다. 해당 기술은 온실가스인 CO2를 저감하고, 전환과정에서 전기에너지만을 사용한다는 측면에서 기존 석유화학 공정과 비교해 친환경적 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

– 현재 다양한 친환경 기술들이 개발되고 있다. 그 중에 e-케미컬 기술 개발이 왜 필요한지, 그 가치를 강조한다면.

우리나라의 경우 BAU (business as usual, 현 상태가 유지되고, 향후 경제성 및 유가, 인가증가율을 예측한 수치) 대비 37% 온실가스 감축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CCU 부분에서 연간 630만 톤의 CO2를 저감해야 한다. 해서 다양한 CO2 전환연구가 진행 중에 있으며, 친환경 기술인 e-케미컬 기술이 대안들 중 하나가 될 수 있다. 또한 화석연료의 고갈이 다가올 경우 석유화학제품을 대체할 기술이 필요하게 될 것으로 생각되는데,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e-케미컬 기술은 CO2를 전환하여 플라스틱의 원료를 합성할 수 있는 점에서 대안이 될 수 있다. 또한 현 기술 수준에서도 석유화학 공정의 일부를 e-케미컬 공정으로 전환하여 온실가스 배출을 저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케미컬 기술의 장점은 일반적 전기화학 반응의 장점과 일치한다. 상온, 상압과 같이 마일드한 환경에서 반응 시킬 수 있으며, 대량생산의 경우 전극을 적층하여 시스템을 구성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에 시스템의 규모를 작게 구성할 수 있다. 또한 전류 및 전압을 조절함으로써 화학제품의 생산을 조절할 수 있으며, 생성물의 순도가 높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시장 환경에 따라 전극 촉매만을 교체하여, 생산되는 화학제품의 종류를 바꿀 수 있어 화학제품의 가변적, 유동적 생산이 가능하다.

– 특히 한국과학기술연구원에서 실험실 수준의 e-케미컬 기술을 상용화 수준까지 끌어올릴 수 있도록 경제성 문제를 해결할 성과를 이뤘다는 소식을 접했는데.

기존 이산화탄소 전환 연구는 기체인 이산화탄소를 액체인 물에 녹여서 반응을 하는 형태로 진행되어 왔는데 이러한 경우 이산화탄소가 물에 녹아 있는 농도가 높지 않아 많은 양의 반응을 진행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최근 이를 해결하기 위해 기체인 이산화탄소를 그대로 반응시켜 전환시키는 연구가 세계 우수 연구 그룹들에서 진행되어 있다. 가스가 투과할 수 있는 전극을 사용하여 이산화탄소 전환 시스템을 제조하면 높은 선택도를 유지하면서도 높은 전류 밀도를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시스템이 적용할 수 있는 촉매 및 전극에 대한 연구는 아직 미진한 편이었다. 본 연구팀에서는 이산화탄소를 일산화탄소로 높은 선택도로 전환할 수 있는 기상 이산화탄소 전환 시스템용 산호 형태의 은 촉매 전극을 개발하였다.

해당 촉매는 기존 은 촉매에 비해 반응에 필요한 에너지가 적으며, 기존 액상 시스템에 비해 100배 이상의 일산화탄소를 생성할 수 있었다. 또한, 이산화탄소환원 시스템의 전극을 실험실 규모를 벗어나 실용화될 수 있도록 대면적화에 성공했다. 이러한 결과는 세계 우수 연구 그룹들과 비교해도 밀리지 않는 우수한 성과이다. 또한 연구팀에서는 다양한 실시간 분석을 통해 촉나노미터 크기의 산호 형태 은 전극 촉매의 전자구조와 염소 이온으로 인해 높은 이산화탄소 전환 효율을 보임을 확인하였다.

그리고 이산화탄소 전환 반응 시 소수성(hydrophobicity)이 없을 경우 이산화탄소 전환 효율이 감소함을 확인하여 추후 이산화탄소 전환전극 개발 시 소수성의 필요성을 밝혀내었다. 관련 연구는 Nano Energy와 Applied Catalysis B: Environmental 저널에 개제되었다.

– 현재, 상용화까지 어느 정도 수준에 도달했으며, 앞으로 풀어야할 과제는.

e-케미컬 기술의 경우 최근 성능 및 시스템이 크게 발전하였다. 최근 이에 대해서 경제성 분석 연구를 진행한 결과 몇 가지 이상적인 상황을 가정하면 e-케미컬을 통해 생산한 화학원료가 석유화학을 통해 생산한 화학연료와 비교해도 부족하지 않은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정도로 수준이 발전하였다.

또한 현재 이슈가 되고 있는 온실가스의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CO2를 저감한다는 환경적인 가치까지 가격으로 환산한다면 더욱 더 높은 가치를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실험실 수준에서의 최고 결과를 가정한 내용이고 아직 상용화를 실제 얻기 위해서는 아직 연구 개발할 분야가 많이 남아 있다.

우선 촉매 및 전해질막 등의 소재 등이 현재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지만 상용화를 도달하기 위한 성능 및 내구성은 아직 부족하기에 이에 대한 개발이 더 이루어져야 한다. 또한 상용화를 위해서는 scale up, 시스템 안정성 등 e-케미컬을 구현하기 위한 시스템 및 장비 개발도 많이 시도해보고 연구되어야 한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현제 저희 연구팀에서는 다양한 기초 소재 연구 및 e-케미컬의 시스템을 키우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 상용화에 성공, 산업에 적용할 경우 얻을 수 있는 경제적 효과는.

e-케미컬 기술이 상용화 수준에 도달한다면 여러 화학 원료를 가격경쟁력 있게 생산할 수 있기에 그 자체로도 화학 산업에 큰 파급효과를 줄 수 있다고 생각된다. 또한 여러 석유화학 산업이나 CO2를 배출할 수 있는 모든 분야에 적용할 수 있는 잠재성도 있다.

이럴 경우 각 산업에서의 CO2 배출량은 감소하면서도 부수적인 화학원료 및 제품 생성이 가능하기 때문에 경제적, 환경적으로 많은 분야에서 해당 시스템을 적용하려고 할 것이다.

e-케미컬 기술은 많은 곳에서 부수적으로 생산되지만 이를 버린다면 환경적으로 문제가 되는 CO2를 전기 에너지를 이용하여 유용한 화학물질로 바꾸는 기술이다. 이러한 기술이 실제 산업에 적용 될 경우를 생각해 본다면 우선 원자재인 CO2는 다른 곳에서 사용되지 않고 버려지고 있기 때문에 다른 산업과 경쟁할 필요 없이 CO2를 확보 할 수 있어 다른 산업에 피해가 가지 않으면서도 새로운 산업을 창출할 수 있다.

또한 이러한 CO2를 통해 생성되는 화학원료는 석유화학에서 제조하는 수준의 가격으로 판매가 가능하여 석유화학 산업과 경젱이 가능하다. 이는 현재 원자재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산업 구조를 생각해 봤을 때 산업적, 경제적으로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  끝으로 개인적으로 앞으로 하고 싶은 연구에 대한 포부나, 관련 업계 종사자들에게 전할 말이 있다면.

최근 연구를 통해 기존에 비해 이산화탄소 전환량을 크게 증대시켜 실제 산업에 사용할 수 있는 대량 생산 수준에 어느 정도 근접하였으나 실제 산업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아직 연구가 필요하다. 최근 본연구팀은 ‘Carbon-to-X’라는 연구단 과제를 수행하게 되었다. 해당 연구는 e-케미컬 기술을 포함하여 CO2를 유용한 화합물로 전환하는 연구를 실증화 규모에서 수행하는 것이다.

연구단의 실증 연구는 크게 ① e-케미컬 기술에 기반을 둔 CO2 전환 CO 실증화 연구, ② CO2의 수소화를 통한 포름산 실증화 연구, ③ CO2 함유 그린플라스틱 생산 실증화 연구, ④ 광생물에 기반한 CO2 전환 복합 소재 원료 실증화 연구로 구분된다.

해당 과제를 통해 CO2를 실제로 전환하여 온실가스 저감은 물론 유용한 화합물을 만들고 시장 경쟁력을 가지는 실증 공정을 보여주고자 한다. 부분적으로는 e-케미컬 기술 개발을 통해 CO2가 단순히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기술이 아닌 실용화 가능한 기술임을 보여주고자 한다. 이를 위해 좀 더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연구를 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