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 찍은 중동 플랜트 수주, 예상 밖 복병에 안개 속(?)

- 올해 중동 수주가 크게 늘고 있는데, 코로나19와 유가하락에 전전긍긍

한동안 부진했던 중동 지역의 건설 수주가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중동은 전통적으로 국내 건설사의 수주 텃밭이었지만, 최근에는 성적이 그리 좋질 못했다.
지난해 중동 플랜트 발주가 크게 감소하면서 우리나라 기업들은 총 48억 달러밖에 수주하지 못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서면서 분위기가 급반전했다. 해외건설협회 자료에 의하면 지난 3월 11일 기준으로 해외건설 수주액은 약 95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30% 이상 증가했다. 특히 중동 지역을 중심으로 수주가 큰 폭으로 늘어나 57억 달러를 기록했다. 1/4분기 만에 지난해 연간 수주량을 크게 앞선 것이다.

올해 해외 주요 계약 6건 중 4건은 중동 지역에서 나왔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올해 사우디와 알제리에서 각각 18억 달러, 16억 달러 규모의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사우디 국영석유회사 아람코(Aramco)와 약 2조1천억 원(미화 약 18.5억 달러) 규모의 ‘하위야 우나이자 가스 저장 프로젝트(Hawiyah Unayzah Gas Reservoir Storage Project)’에 대한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Riyadh) 동쪽 260km 지점에 위치한 하위야(Hawiyah) 가스전지대에 하루 15억 입방피트(ft3)규모의 가스주입시설과 하루 20억 입방피트 규모의 가스재생산설비 등을 건설하는 사업이다. 삼성엔지니어링은 EPC 전과정을 수행, 2023년 완공계획이다.
삼성물산은 지난 2월 18일 아랍에미레이트 수전력청이 발주한 ‘푸자이라 F3 복합발전 프로젝트’를 일본 마루베니 상사와 함께 수주했다. F3 프로젝트는 아부다비에서 북동쪽으로 약 300km 떨어진 푸자이라 지역에 최대 2400메가와트 규모의 복합발전 플랜트 시설을 건설하는 공사이다. 삼성물산은 EPC를 담당하며, 단독으로 수행하게 된다. 수주금액은 한화 약 1조1500억 원이다.
현대건설은 파나마 메트로청이 발주한 3조3000억 원 규모의 파나마 메트로 3호선 공사를 포스코건설, 현대엔지니어링과 컨소시엄 형태로 공동 수주했다. 파나마에서 추진된 인프라 건설 사업 중 역대 최대 규모로, 파나마 시티와 수도 서쪽을 연결하는 총연장 25㎞의 모노레일을 건설하는 것이다. 현대건설은 지난 1월 카타르에서도 루사일 시티 금융지역 일대에 지하 5층∼지상 70층 오피스 건물을 짓는 약 6130억 원 규모의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지난해 중동 지역에서 연기된 프로젝트가 워낙 많았던 터라 올해는 수주 환경이 상대적으로 좋아졌다.
국내 건설사의 해외수주 실적이 호조를 보이면서, 올해 해외수주 목표액 300억 달러 달성이 무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중동 플랜트 발주는 예상 밖에 복병을 만났다.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유행하면서 급속히 경기가 위축되고 있다. 지난 3월 11일 기준 국내기업이 많은 사업을 펼치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이라크, 카타르, 오만 등 10개국이 한국인의 입국을 제한하고 있다.
여기에 오일 수요의 감소로 인한 국제유가가 급락하면서 자칫 플랜트 발주 계획이 연기되는 것이 아닌가하는 염려를 낳고 있다.
최근 OPEC의 대표적인 산유국인 사우디와 비OPEC의 대표 국가인 러시아와의 감산 합의가 실패하면서 국제유가는 급락했다.
국제유가 급락으로 중동 산유국의 프로젝트 발주 일정도 늦춰질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은 국제유가가 배럴당 50~60달러는 돼야 프로젝트 발주가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다고 말한다.
산유국들의 재정 악화 및 프로젝트의 수익성 하락으로 신규 프로젝트 발주뿐만 아니라 기존 수행하는 프로젝트들도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한편, 정부에서도 해외수주 지원에 적극 나섰다.
한국무역보험공사는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사우디 재무부와 한국 기업의 수출과 현지 사업 수주 지원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지난 2월 26일 밝혔다.
협약에 따라 한국 기업이 사우디 정부 발주 사업을 수주하거나 한국산 기자재를 수출하는 조건으로 무역보험공사는 해당 사업에 중장기 금융을 제공한다. 지원 금액은 발주사업 규모를 고려해 상호 협의를 통해 결정한다.
이인호 무역보험공사 사장은 “한국 기업의 해외 수주실적 개선을 위해서는 최근 부진했던 중동 시장에서의 반등이 중요하다.”며 “한국 기업이 금융경쟁력을 바탕으로 해외 건설·플랜트 수주 경쟁에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할 수 있도록 우량 발주처와의 전략적 협력 체계를 계속 확충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