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2천명의 용접사 배출, 원자력 발전소용 용접으로 꽃을 피우다

- 태양섭/ 현대건설 기술관리부 부장, 신한울원자력 1,2호기 주설비공사현장 용접학교장


원전 용접사 교육을 오랜 기간 실시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현대건설에 1977년도에 입사한 이래 처음에는 용접 직업훈련 교사직을 맡아서 20년간 직업훈련 업무에 몸바쳐 근무했지만, 원자력 발전소 건설을 계기로 현장 용접 교육이라는 업무를 처음 접하고 전담하게 된 이후에 현재 22년째 근무 중에 있습니다.
젊은 시절을 포함하여 직장생활의 대부분을 용접업무에 종사하게 되어 이 분야의 실무에 관한 사항은 그 누구보다도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정도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동안 대략 만 이천 여명의 용접사를 배출하였는데 지금도 산업현장에서 본인들의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하고 있는 것을 생각해보면 한 분야에서의 업무에 대한 다소 교만해지고 나태하여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도록 사명감을 가지게 하는 원동력이 되었고, 지금까지 용접분야에서 일관되게 종사했던 사실은 제 개인적으로도 매우 뿌듯하고 스스로에게 자부심을 느끼며 한편으로는 좀 더 잘할 수도 있었겠구나 하는 아쉬움도 남습니다.
원자력 발전소 건설에 필요한 특수 용접 기술자를 양성하고 계십니다.
– 모든 플랜트 현장에서 “용접”이라는 작업 공정이 중요하지만 특히 원자력 현장에서의 용접은 원자력 발전소가 설계 수명(40~60년)까지 안전하게 유지되도록 하는 중요한 품질요소입니다.
용접부의 품질은 용접 작업절차 인정, 용접사 자격인정에 따라 그 품질을 결정되는데, 원자력 현장의 경우 이에 대한 인정 절차를 규정에 따라 철저히 준수한다는 것이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원자력 현장 용접사의 경우 교육, 훈련 과정을 거쳐 기량 향상 및  용접절차준수사항 습득을 한 후 규정된 이론시험과 실기시험, 그리고 비파괴 시험 과정을 거쳐 최종적으로 합격한 용접사만 현장 작업에 투입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다양한 원전 용접 분야에 참여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기본적으로 현장에 투입되는 용접사에 대한 교육 및 훈련, 자격인정의 업무를 수행합니다. 용접절차서(W.P.S.) 개발을 위한 시험이나 용접부의 건전성 확인을 위한 품질시험 등도 원전현장  용접분야 업무의 일환입니다.
그 외 특성화 고교인 ‘한국 원자력 마이스터 고등학교’ 에서의 용접전공 학생들에게 ‘원자력 용접’에 대한 교육 훈련 과 발주처인 한국수력원자력의 지역협력프로그램 중 하나로 지역주민에 대한 용접기능교육도 수행하였습니다.
원전용 용접 자격심사 업무를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플랜트 공사에서 용접이라 함은 우리 몸의 핏줄과 신경을 연결해주는 역할과 같이 중요합니다. 이것들이 원활히 연결되지 못한다면 플랜트 자체는 쇳덩이에 불과할 뿐 그 이상의 것이 아니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특히, 원자력공사에서 그 중요성은 일반 플랜트 공사에 비해 더 높다고 할 수 있는데, 통상 40년에서 60년 사이의 수명을 가지고 있는 원자력발전소에서 그 기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용접의 질이 매우 중요합니다.
품질 면에서도 아주 우수함을 요구하고 있는데, 만약 용접품질의 저하로 원자력발전소의 기능에 장애가 생긴다면, 아무리 안전하게 설계되었다고는 하지만 일반 플랜트에 비해서 어느 정도는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는 중요한 사항입니다.
그런 관점에서 용접사가 실제 현장에 투입되어 공사를 수행하기 이전에 용접사에 대한 교육 및 시험을 통한 자격부여를 하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용접사가 자신의 기량만을 믿고 현장에 투입될 수도 없으며 엄격한 원자력 시스템에 최적화된 양질의 용접사로 인정되어야만 원자력분야 용접사로 그 역할을 수행할 수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교육 현장에서는 엄격하고 냉혹하게 교육이 실시되고 이 과정에서 다소 투박해지는 제 모습을 보면서, 마치 알을 깨고 나와야 세상을 볼 수 있는 병아리를 기다리는 어미의 맘이겠구나 생각합니다.
용접을 궂은 일로 여기는 분위기도 있습니다. 40여년 한길을 걸어온 기술적 자부심이 대단하실 것 같은데, 용접사의 길에 대한 소감이 궁금합니다.
– 용접사라는 직업은 실제 매우 궂은일이기는 합니다. 요즘 같이 더운 날씨에도 용접을 위한 복장 및 보호 장구류를 갖춰야 하고, 용접 중 발생되는 유해가스도 용접사라고 봐주는 일은 없습니다. 대신 급여의 측면에 있어서는 다소 혜택을 보기도 합니다. 하지만 힘든 일이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습니다. 40년이라는 세월동안 수많은 용접사를 배출하면서 느끼는 것은 용접사라는 직종이 그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힘든 직업이긴 하지만, 산업을 이끌어 가는 중추적 역할을 하는 직업이라 생각합니다.
아무리 디지털시대와 인공지능으로 인간이 할 수 있는 영역이 줄어든다고 하더라도 그리고 문화산업과 같은 제4차 산업이 발전되더라도 기본적으로 필요로 하는 영역의 업역의 하나가 용접사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예술작품을 로봇이나 인공지능으로 해결하지 못하는 것과 같이 용접의 기술도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인간의 감각은 유형이면서 무형인 자원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힘든 일을 좋아하는 사람은 없는 게 인지상정이지만 쉬운 직업만 고집하면서 일자리가 없다고 불평만 늘어놓는 젊은이들을 보면 참 안타깝습니다. 누구나 명문대에 갈 수 없고 누구나 부자가 될 수 없고 누구나 의사난 판검사가 될 수 없고 만약 모두 명문대에 가고 누구나 부자가 된다면 그것은 이미 존재할 수 없는 세상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깨어있는 젊은이들이 어렵지만 이 일에 도전하고 산업을 이끌어 나가는 주역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뿐입니다.
최근 정부가 탈원전 정책으로 향후 원전 건설사업이 불투명합니다. 앞으로 원전 용접사 양성업무는 어떻게 진행되나요?
– 현 상황에서는 신한울1,2호기는 공사가 마무리되면서 추가적인 원전 용접사 양성은 사실상 중단된 상태이고 그나마 다행인 것은 신고리 5,6호기 원전이 본격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라는 사실입니다. 개인적으로는 현대건설에 종사하면서 신고리 5,6호기 사업에 참여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현재까지의 방식과 유사하게 지속적으로 용접사 양성업무가 진행될 것으로 보입니다.
원자력 산업에 필요로 하는 용접사의 규모가 공사 단계별로 소요인력이 다르다 보니, 현재까지 원자력현장에서 양성된 인력이 재순환되어 순차적으로 유지 관리될 것입니다. 언론에서도 언급되었듯이, 정부의 정책에 따라 원자력산업계가 정체되어 있는 기술의 경쟁력에 생존의 문제에 직면하고 있는 것은 어느 정도 수긍할 만한 일입니다. 그러나 용접사라는 직업의 특성상, 신고리 5,6호기 현장에 근무하게 되는 인력을 제외하고는 타 산업현장에서 그 인력이 운용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이고, 개인적으로는 앞으로 정책의 방향전환이나 해외 원자력산업과 연계되어 원자력 산업이 다시 살아날 수 있기를 기대할 따름입니다.
앞으로의 포부가 궁금합니다.
– 지금까지 수행했던 용접관련 업무와 연계하여, 원자력 산업현장에서 직접적인 업무를 수행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점을 먼저 말씀드리고 싶고, 개인적으로는 산업인력관리공단에서 시행하고 있는 ‘일학습병형제’ 와 S-OJT(기업맟춤형 현장훈련)에 참여하여, ‘공공-민간기관지원’ 활동과 ‘대한민국산업현장교수’의 직함을 갖고 중소기업의 용접사 현장 교육 훈련에 소임을 다 할 것을 계획으로 삼고 있습니다.